2023년 4월 7일 금요일

소나무 낡은 집 모자의 기약 없는 행복 소나무 593회 4월 7일


소나무 낡은 집 모자의 기약 없는 행복 소나무 593회 4월 7일

MBN 소중한 나눔 무한 행복 소나무 593회 2023년 4월 7일 방송 시간 출연진 나이 사연 후원 촬영장소

낡은 집 모자의 기약 없는 행복

광주의 한 재개발 지역.

이곳에는 어머니 춘경 씨(57)와 아들 혁진 씨(27) 두 모자가 살고 있습니다.

혁진 씨는 어린 시절 지적장애 중증 판정을 받아 몸은 건장한 27살 청년이지만 아직 서툰 게 더 많은 아들인데요. 춘경 씨가 홀로 돌봐야 하는 식구는 혁진 씨뿐만이 아닙니다. 첫째 동규 씨(28) 또한 지적장애 중증으로 장애인 공동 보호시설에 머물고 있고, 당뇨와 신장 투석으로 병원에 누워 생활하는 남편이 있습니다. 현재 사는 집에는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피어 습기가 가득하고, 보일러가 고장 나 뜨거운 물조차 나오지 않는데요. 이런 환경에서 두 아이를 키우기 벅찼던 춘경 씨는 동규 씨를 시설로 보내게 됐습니다. 혁진 씨가 밖에서 주워 온 쓰레기들로 집 안에는 늘 쓰레기 더미가 가득합니다. 쌓아둔 물건에 대한 집착이 심해져 누군가 손 대기만 하면 돌변하는 혁진 씨. 때때로 폭력적인 모습으로 엄마에게 달려들곤 하는데요. 요즘 건강이 안 좋아진 춘경 씨는 아들을 겉잡을 수 없어 지치고, 늘 마음이 불안합니다.

“몸이 아프니까 마음이 자꾸만 약해져요”

또래 아이들과 달리 몸만 훌쩍 자라난 아이들을 지금껏 홀로 키워왔던 춘경 씨! 남편의 극심한 알코올 중독으로 단란했던 가정이 무너졌기 때문인데요. 현재 남편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입원 중이고, 신장 투석까지 하고 있습니다. 남편 없이 아들을 하나하나 챙기다 보니 춘경 씨의 몸 상태는 나날이 망가졌는데요. 오랜 시간 허리디스크로 통증을 느껴왔지만, 두 아들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건강은 늘 뒷전이었습니다. 신체 나이가 85세로 꽤 심각한 상황. 하지만 춘경 씨를 가장 괴롭게 하는 건 신체적 고통이 아닌 마음의 병이었는데요. 재개발 지역으로 이웃이 하나, 둘 떠나고 마음 둘 곳 없는 외롭고 고단한 날들의 연속에 그만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울증 약을 먹은 지도 벌써 6년째. 고통 속에 갇힌 마음이 늘 발목을 붙잡지만,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집에만 있을 수 없어 5개월째 공병을 줍고 있습니다. 동규 씨가 일주일에 한 번 보호시설에서 오면 아이들에게 고기반찬을 해주고 싶다는 춘경 씨! 그만큼의 벌이는 되지 않지만 작은 소망 하나를 가지고 오늘도 집을 나섭니다.

“치워도 치워도 집이 엉망이에요.”

허리디스크 관절염으로 요즘 들어 생활하는 게 부쩍 힘들어진 춘경 씨! 그런 그녀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집에 있습니다. 현재 거주하는 집은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펴 습기가 가득하고, 바닥은 꺼져있어 자칫하면 넘어지기 쉽습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보일러가 고장이 나 따뜻한 물이 안 나온다는 것인데요. 자신 몸은 찬물로 씻어도 되지만, 아들의 몸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매일 주방에서 물을 데우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춘경 씨는 데운 물으로 혁진 씨의 세수와 양치를 도와줍니다. 혼자서 씻을 수 있는 혁진 씨지만 뒤처리가 깔끔하지 않아 늘 엄마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또한 밖에서 온갖 냄새 나는 쓰레기들을 집으로 들고 오는 혁진 씨 때문에 춘경 씨는 집에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이것저것 쌓아두는 것에 집착이 심해 집은 늘 쓰레기더미에 난장판이 되곤 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선물해주고 싶어요.”

동규 씨와 혁진 씨가 비슷한 시기에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후 춘경 씨의 인생에서 ‘자유’라는 단어는 잊혀 갔습니다. 의지할 곳 하나 없이 견뎌야 했던 수많은 날들.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 평생토록 자신의 삶을 내려놔야 했지만, 모든 일은 전부 자신의 책임이라며 아이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남은 인생은 따뜻한 물이 나오는 집에서 아이들과 편히 살아보고 싶다는 춘경 씨! 차갑고 시린 겨울바람이 지나가고 꽃이 만개하듯 과연 그녀의 삶에도 꽃이 만개할 순간이 찾아올까요?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지적장애 아들, 허리디스크와 우울증을 이겨가며 아들을 돌보는 어머니.

따뜻한 물도 안 나오는 낡은 집에서 기약 없는 행복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모자의 사연을 MBN 소나무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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